지루함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다층적인 틈 같은 것이어서,

강렬한 의지를 가지지 않으면
받아들일 마음이 없어도
몸 속으로 스며들고 만다.

— Strange Days, 무라카미 류

잔디 깎기를 할 때에는
잔디를 깎는 일에만 전념해야 합니다.

잔디를 깎으면서 “이건 내가 할 일이 아닌데…” 하면
그 순간부터 행복은 사라지고 불행의 먹구름이 몰려옵니다.

자신이 해야하는 작은 일들, 그 안에서 기쁨을 얻지
못하면 다른 일에도 기쁨을 얻지 못합니다.

— 고도원의 아침편지

제발 좀 잘 돼라…

포스팅이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_-;
설날 때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보고 왔다.

역시 뮤지컬 배우들은 뭔가 달라도 달라!
완벽한 표정연기와 감정몰입의 조승우 (지킬/하이드)
그리고 넘치는 카리스마와 가창력의 조화 김선영 (루시)

세 시간 가까운 공연 시간 내내 배우들과 함께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뮤지컬 끝난 다음에는 예술의전당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NORMAL Cafe에서 칵테일 한잔을..

나는 마티니 그녀는 블루 하와이안–

으음.
오래간만에 monochrome 터미널 앞에 앉아서 제대로 비비질하니깐 이거 이거 왜 이렇게 재밌는거냐. oTL

생각해보니 나도 비비질 정말 징하게도 오래 했구먼–

2002년에 qm @ bar에서 기생살이-_-로 비비질을 시작하다가 (여기는 아직도 있다!!) 드디어 fr @ ska에 새둥지를 틀었더랬지. fr에 기록된 글 수만 해도 1700개였었는데. 감개무량 감개무량–

2003년에는 변비온이랑 같이 ls @ pie를 만들었다가 글 200개 정도 쓰고 날려먹음 -_-;

2004년에는 ofr / ofm @ loco를 썼었더랬지. ofr에는 가비지성 신변잡기만 끄적거렸고 무게있거나 시니컬하거나 나름 고뇌해서 배설한 글들은 ofm에 차곡차곡 모아두었으나… 결국 나의 변덕으로 인해서 두 보드 모두 밀어버림. 약 1000개의 글들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네.

그리고는 fr @ ska를 없애고 Es @ ska를 만들었지. 지금까지 써 왔던 보드 중에서 가장 제정신인 보드가 Es @ ska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Es @ ska만 쓰다가 갑자기 ska가 죽어버려서-_ㅠ pi @ pie를 만들었지만 이 보드에 대한 애착은 영– 별로. 어쨌든 Es @ ska를 아꼈지만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는 관계로 이것도 서울 상경한 2005년 8월을 기해서 없애버렸다.

한동안 보드 없이 살다가 보드 없는 쓸쓸함을 달래고자 그 해 11월 1일에 sostenuto @ loco랑 spinato @ loco를 만들었었는데 이것 역시 이제 blog로 옮기고 나서 활용 방안이 떠오르지 않아 그냥 놀리고 있다 -_-ㅋ

지금까지 써왔던 보드의 글들을 다 모으면 2500개 가량 될 것 같고 이 중에서 내가 쓴 글만해도 1500개 가량 될 것 같네.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365 x 4 = 1460이니깐 나는 거의 하루에 한번꼴로 글을 썼다는 것이 되는 것이구나.

역시 내 대학생활의 동반자는 책도 아니고 술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비비질이라는 일기장 이었던 것인가.

변화란 무엇인가? 그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변화한다.
변화하지 않는 것들은 죽은 것이다.

1년 전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1년 동안 죽어 있었던 것이다.

어제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지난 24시간은 당신에게 있어 죽어 있던 시간이다.

— 낯선 곳에서의 아침, 구본형

그렇지. 변화란 것은 살아있다는 징표이지.

일례로 살아있는 동안 우리의 몸은 언제나 변화한다.
신체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은 끊임없이 파괴되고 재창조된다.

하지만 정신은 가끔씩 고인 물처럼 정체되어 있을 때도 있다.
이를 정신이 죽었다고 해석해도 과히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의 험난함에 대하여 알게되고
이를 헤쳐나갈 막연한 앞날들이 두렵기 때문에
젊은이는 종종 무기력해지고 시니컬해진다.

하지만 젊다는 것 말고는 가진 것 없는 우리가
100% 우리 힘만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은 오직 희망 뿐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직 세상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나 내 마음먹기에 따라 모든게 달려있다는 신념은 여전하다.

가끔씩 힘들고 마냥 빈둥대고 싶은 때도 있지만,
그것은 잠시뿐 훌훌 털고 일어나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젊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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