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함의 종류에는 대략 두 가지가 있는 듯 하다:

(1) 대상의 본질을 잘 모르기 때문에 느끼는 막연한 반감
(2) 나와는 진정 맞지 않기 때문에 오는 반감

많은 경우는 (1)과 같은 반감에 의하여 대상에 대한 진전은 멈추게 된다.
일종의 local minima에 빠진 상태와 같이.

좋고 싫음이 꽤 분명한 나지만
운 좋게도
고등학교 대학교 다니는 동안
(겉보기에) 싫어하는 것을 타고 넘는 기술을 배운 것 같다.

이제 시간은 흘러.. 사회라는 곳에 나오게 되었다.

여기에서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하기는 싫지만/귀찮지만 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 중 하나가 바로.. 의료법과 관련된 일이다.
아무래도 의료 쪽에 종사하다보니 이 놈의 것과 부딪혀야 할 일이 종종 있는데..
이 의료법이라는게 그냥 법적인 상식만 가지고는 접근이 잘 안되고
의학적 지식과 더불어 엔지니어링 감각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덕분에.. 요새 안 그래도 기존 project 밀려가지고 PM으로서 아주 압박이 심한데,
GMP 인증이라고 미국 FDA나 유럽 CE에 준하는
의료기기 인증 업무를 새로 담당하게 되었다. 흑흑ㅠ

읽고 공부해야 할 서류만해도 산더미 같다.
식약청 권고안, CMMI 보고서, ISO 9001 표준,
ISO/IEEE 12207.0 권고안, ISO 13485 표준, SPICE 보고서 등등..
나열하자면 입만 아프다.

처음에는 뭐랄까.. 하던일과는 많이 다르고 딱딱하고 재미 없었는데..
계속 하다 보니깐 이 법률 관련된 일도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_-;

그냥 통짜로 외워서 하는 것은 분명 아니고
오히려 꽉 짜여진 논리 체계 안에서 판단을 내리는 과정이 주된 일 인것 같다.
그래서 재밌다. -_-;

남은 일 년.
그렇게 길지는 않은 시간이지만
새로 맡게 된 법률 업무를 내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하고 싶다.
여태껏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

ㅎㅎ
까짓거 뭐 GMP 받고 CE랑 FDA도 받아버리지 뭐~

지난 넉 달을 요약하는 저지름 목록을 작성해 보았다. -_-;;

1. HP Tablet PC tc1100

우선 첫번째는 가난한 직딩의 월급봉투를 마른걸레 쥐어짜듯 짜서 마련한
불후의 명작 slate형 tablet pc tc1100!
(what a mouthful.. -_-)
중고임에도 불구하고 백발이나 들었다. 덕분에 요새 마이 힘들어..

말은 필요없다. 일단 사진부터 감상하시라-
tabtc1100s-mid.jpg

가지고 다닐때는 키보드를 분리해서 날씬한 몸체만 들고 다닌다. 물론 펜 입력이다.
tc1100slate.jpg

노트로도 활용 가능하다. 다음은 나름 극비 개발 문서
wedge_mdl.jpg
필기감이 상당히 우수하며 공책에 글 쓰듯 자연~스럽게 글을 쓸 수 있다.
게다가, 일단 저렇게 전자 펜으로 입력하면 검색이 가능하다는 막강한 장점이 있다!

(염장주의!!) 낙서도 가능하다 -_-;

주요용도는 통근시 pdf ebook 보기(+ ebook에 ink 주석달기) 및 문서의 전자적 관리인데
아주 아주 만족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다.
덕분에 요새는 생리적 용도 외에는 거의 종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10점 만점에 9점!

2. iriver S10

이건.. 정확히는 내가 지른게 아니고, 여친님이 생일 선물로 사준거다.
SonicStage가 하도 떵 같아서 MD에 노래 집어넣는게 힘들다고 칭얼거렸더니
옛다 하고 하나 사주셨다. 엉엉 고마워 -_ㅠ

이것도 대략 사진부터 감상
iriver_2.jpg

원래는 ipod nano 사려고 했는데.. 요샌 ipod 너무 대중화 되어가지고..
(또 요즘 길거리에서 ipod 들고다니는 사람들 보면 이상하게도 nerdy guy들이 넘 많아서)
이놈의 청개구리 & 고양이 심리가 발동해 iriver로 급선회 했다.

모니터로 보면 커 보이는데 실제로는 정말 엽기적으로 작다-_-;
대략 길이가 새끼손가락 두 마디 정도?
거의 장난감이라고 보면 된다.

이 제품 컨셉은 원래 다음과 같이 목에 걸고 다니는 건데..
iriver_nk.jpg
남자가 목에 걸고 다니는 것은 극비호감이라 패쓰.

대신 난 바지 주머니에 넣고 쓴다.
크기가 작아서 주머니에 넣어도 표시가 안 나 아주 만족스럽게 쓰고 있삼.

뭐.. 크기가 작아서인지
배러리가 ㅈㄹ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만 (최대 8h)
매일 충전하고 통근할때에만 음악 듣는 나로선 별로 불편함은 못 느낀다.
10점 만점에 8점!

3. IBM Space Saver 2 Keyboard with Trackpoint

원래 집에서 이 넘을 하나 쓰고 있었다.
근데 써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trackpoint라는게 무진장 중독성 강한 녀석이다.

일단 이게 있으면
따로 마우스가 필요 없고 마우스 커서를 움직일 때 키보드에서 손을 뗄 필요가 없다.
게다가 (적응되면) 손가락 하나로 커서를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이동 시킬 수 있다.
옆에서 보면 거의 포오~스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거의 그런 그림이 나온다.

또한 어깨와 손목에 무리가 거의 가지 않아서
본인 같이 컴퓨터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아주 적합한 그런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직업병의 압박 ㅠ)

그래서 이번에 회사에서 쓰려고 한마리 더 장만했다.
ibmss2.jpg

결론은 역시나 대 만족. 10점 만점에 9점이다. (여섯발이나 주고 사서 돈 아깝긴 하지만 ㅠㅠ)

쓰고나니 참.. 매니악하네그려.
근데 많이도 질렀다. 역시 넉 달이라는 시간은 짧은 시간이 아닌갑다.

어쨌든 결론은 “지름은 짧고 굶주림은 길~다”는 것이다. ㅠㅠ

몇가지 사소한 일 때문에 한동안 블로그를 버려두었다.

아직 모든게 다 끝난 것은 아니지만
다시 마음이 바뀌어 블로그에 글을 적어보려고한다.

언제나 늘 그랬듯
진실한 이야기는 가끔.
잡담은 많이. 올릴 예정이다.